『다산어록청상』 / 정 민 초록, 지음
옛사람 맑은 생각 茶山語錄淸賞
警世 경세 ; 정신을 맑게 하는 이야기
이것과 저것
내게 없는 물건을 바라보고 가리키며 ‘저것’ 이라 한다.
내게 있는 것은 깨달아 굽어보며 ‘이것’ 이라 한다.
‘이것’ 은 내가 내 몸에 이미 지닌 것이다. 하지만 보통 내가 지닌 것은 내 성에 차지 않는다.
사람의 뜻은 성에 찰 만한 것만 사모하는지라 건너다보며 가리켜 ‘저것’ 이라고만 한다.
이는 천하의 공통된 근심이다.
지구는 둥글고 사방 땅덩어리는 평평하다. 천하에 내가 앉아 있는 곳보다 높은 곳이 없다.
그런데도 백성들은 자꾸만 곤륜산을 오르고 형산과 곽산을 오르면서 높은 것을 구한다.
가버린 것은 좇을 수 없고, 장차 올 것은 기약하지 못한다.
천하에 지금 눈앞의 처지만큼 즐거운 것이 없다.
하지만 백성들은 오히려 높은 집과 큰 수레에 목말라하고 논밭에 애태우며 즐거움을 찾는다.
땀을 뻘뻘 흘리고 가쁜 숨을 내쉬면서 죽을 때까지 미혹을 못 떨치고 오로지 ‘저것’ 만을 바란다.
하여 ‘이것’ 이 누릴 만한 것임을 잊은 지가 오래되었다.
「어사재기(於斯齋記)」 - 茶山詩文集 第13卷 (記) -
物之不在我者, 望而指之曰彼. 其在我者, 覺而頫之曰斯. 斯者我之所已得身至者也, 然苟我之所至, 有不足以滿吾願者. 其志不能不慕可以滿者, 望而指之曰彼, 此天下之通患也. 地體渾融, 四嚮坤順, 則天下莫隆於吾坐之處也, 然民猶有陟崑崙登衡霍, 以求高者矣. 往不可追, 來不可期, 則天下莫樂於時受之境也. 然民猶有渴軒駟焦田野, 以求歡者矣. 汗流脅息, 終身迷惑, 惟彼是望, 而不知斯之可享也, 久矣.
물지부재아자, 망이지지왈피. 기재아자, 각이부지왈사. 사자아지소이득신지자야, 연구아지소지, 유부족이만오원자. 기지불능불모가이만자, 망이지지왈피, 차천하지통환야. 지체혼융, 사향곤순, 즉천하막륭어오좌지처야, 연민유유척곤륜등형곽, 이구고자의. 왕불가추, 래불가기, 즉천하막락어시수지경야. 연민유유갈헌사초전야, 이구환자의. 한류협식, 종신미혹. 유피시망, 이부지사지가향야, 구의.
둥근 지구의 꼭대기에 앉아 더 높은 곳만 쳐다본다.
눈앞의 즐거움은 안 보이고 자꾸 남의 떡만 크게 보인다.
몸은 여기에 있는데 생각은 저기에 가 논다.
내 손에 쥔 것, 지금 누리고 있는 것에 대한 감사를 잊은 지가 참 오래되었다.
더 가지고 다 가지기 위해 아등바등 하다가 가진 것을 다 잃는다.
기쁨은 먼 데 딴 데 있지 않다. 즐거움은 코앞 발밑에 있다.
그것을 찾아라.
*
사나이의 가슴속
요컨대 아침볕을 받는 곳은 저녁 그늘이 먼저 들고, 일찍 피는 꽃은 빨리 진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바람은 이리저리 옮겨 불어 한시도 멈추는 법이 없다.
이 세상에 뜻을 둔 사람은 한때의 좌절로 청운의 뜻을 꺾어서는 안 된다.
사나이의 가슴속에는 언제나 한 마리 가을 매가 하늘을 박차고 오르는 기상이 있어야 한다.
눈은 건곤을 작게 보고, 손바닥은 우주를 가볍게 보아야만 한다.
「학유가 떠날 때 노자 삼아 준 가계〔贐學游家誡〕」
- 茶山詩文集 第18卷 (家誡) -
要知朝而受暾者, 夕陰先至. 早榮之華, 其隕亦疾. 風輪激轉, 無一刻停息. 有志斯世者, 不宜以一時菑害, 遂沮靑雲之志. 男子漢胸中, 常有一副秋隼騰霄之氣, 眼小乾坤, 掌輕宇宙, 斯可已也.
요지조이수돈자, 석음선지. 조영지화, 기운역질. 풍륜격전, 무일각정식. 유지사세자, 부의이일시치해, 수저청운지지. 남자한흉중, 상유일부추준등소지기, 안소건곤, 장경우주, 사가이야.
봄꽃에 마음을 쏟아도 얼마 못 가 다 진다.
땅 속 깊이 씨앗을 숨기고 있던 싹이 그제야 올라와 여름 꽃을 피운다.
추레해져 잡초처럼 여겼더니 어느새 꽃을 다시 달고 제 태를 뽐내는 녀석도 있다.
뜨락에 피고 지는 꽃에도 영고성쇠의 자취가 뚜렷하다. 바람은 늘 딴 데서 불어온다.
한때의 좌절과 잠깐의 성취에 일희일비하지 마라. 성취를 이뤘다고 쉬 교만하면 작은 시련 앞에서 바로 꺾이고 만다.
득의의 때에 그 사람의 태도를 보아 그 그릇을 짐작할 수 있다.
시련의 때에 그 사람의 진면목이 드러난다.
창공을 박차고 오르는 금빛 눈알의 가을 매처럼 가슴속에 차고 늠연한 기상을 길러라.
세상을 가슴에 품어라.
* *
修身 수신 ; 몸과 마음을 닦는 공부
감정의 조절
한 차례 배불러 살이 찌고, 한 번 굶어 수척한 것을 일러 천한 짐승이라 한다.
안목이 짧은 사람은 오늘 뜻 같지 않은 일이 있으면 낙담하여 눈물을 줄줄 흘리고,
내일 뜻에 맞는 일이 있게 되면 생글거리며 얼굴을 편다.
일체의 근심과 기쁨, 즐거움과 분노, 사랑과 미움의 감정이 모두 아침저녁으로 변한다.
달관한 사람이 이를 보면 비웃지 않겠는가?
「학유가 떠날 때 노자 삼아 준 가계〔贐學游家誡〕」
- 茶山詩文集 第18卷 (家誡) -
一飽而肥, 一餒而瘠, 謂之賤畜. 短視者, 今日有不如意事, 便潛然洒涕, 明日有合意事, 又孩然解顏. 一切憂愉悲歡, 感怒愛憎之情, 皆朝夕變遷, 自達者觀之, 不可哂乎!
일포이비, 일뇌이척, 위지천축. 단시자, 금일유불지의사, 변잠연쇄체, 명일유합의사, 우해연해안, 일체우유비환, 감노애증지정, 개조석변천, 자달자관지, 불가신호!
한두 끼 굶고 비쩍 마르거나, 한 끼 배불리 먹고 금세 표가 나는 것은 천한 짐승들의 일이다.
상황의 작은 변화에 일희일비一喜一悲하는 것은 군자의 몸가짐이 아니다.
이랬다 저랬다 감정의 기복이 잦은 것은 내면의 수양이 그만큼 부족한 탓이다.
한치 앞을 내다보지 못한 채 들뜨고 가라앉지 마라.
세상을 다 얻은 양 날뛰지도 말고, 세상이 다 끝난 듯 한숨 쉬지도 마라.
바람이 불어 흔들 수 있는 것은 표면의 물결뿐이다. 그 깊은 물속은 미동조차 않는다.
웅숭깊은 속내를 지녀, 경박함을 끊어라.
*
허물 고치기
예로부터 성현은 모두 ‘개과改過’ 즉 허물 고치는 것을 귀하게 여겼다. 심하게는 처음부터 허물이 없었던 것보다 오히려 낫게 여기기까지 했다. 왜 그랬을까? 대개 사람의 정리란 번번이 허물이 있는 곳에 대해 부끄러움이 변해 분노가 된다. 처음엔 아로새겨 꾸미려 들다가 마침내는 어그러져 과격하게 되고 만다. 허물을 고치는 것이 허물이 없는 것보다 어려운 까닭이다. 우리는 허물이 있는 사람이다. 마땅히 급하게 힘쓸 것은 오직 ‘개과’ 두 글자 뿐이다. 세상을 우습게 보고 남을 업신 여기는 것은 한 가지 허물이다. 기능을 뽐내는 것이 한 가지 허물이다. 영예를 탐하고 이익을 사모하는 것이 한 가지 허물이다. 뜻이 같으면 한 패가 되고 다르면 공격하는 것이 한 가지 허물이다. 잡서를 즐겨 읽는 것이 한 가지 허물이요, 새로운 견해 내기에 힘쓰는 것이 한 가지 허물이다. 이 같은 병통들은 이루 다 꼽을 수가 없다. 한 가지 마땅한 약제가 있으니 오직 ‘개改’ 란 한 글자일 뿐이다.
「도산사숙록 陶山私淑錄」
- 茶山詩文集 第22卷 (陶山私淑錄) -
自古聖賢, 皆以改過爲貴. 或至以爲却勝於初無過者. 此何以哉. 蓋人情每於過差處, 羞變成怒. 始欲文飾, 終成乖激. 此所以改過之難於無過也. 吾輩有過者也. 當務之急, 惟改過二字也. 傲世凌物一過也, 矜技衒能一過也, 貪榮慕利一過也, 懷恩念怨一過也, 黨同伐異一過也, 喜觀雜書一過也, 務出新見一過也, 種種毛病, 不可勝數. 有一當劑, 曰惟改字是已.
자고성현, 개이개과위귀. 혹지이위각승어초무과자. 차하이재. 개인정매어과차처, 수변성노. 시욕문식, 종성괴격. 차소이개과지난어무과야. 오배유과자야. 당무지급, 유개과이자야. 오세능물일과야, 긍기현능일과야, 탐영모리일과야, 회은염원일과야, 당동벌이일과야, 희관잡서일과야, 무출신견일과야, 종종모병, 불가승수. 유일당제, 왈유개자시이.
세상을 같잖게 알고 사람을 우습게 본다. 조금 낫다고 잘난 체한다. 좋은 것만 보면 앞뒤 안 가리고 달려든다. 편을 갈라 제 편만 좋아한다. 신기하고 괴상한 것에 관심을 쏟는다. 무턱대고 제 주장만 우긴다. 새로운 것과 괴상한 것을 혼동한다. 이런 것들이 모두 나를 허물로 이끄는 병통이다. 똥 뀐 놈이 성낸다고, 처음엔 제 허물이 부끄러워도 나중엔 눈 감아버린다. 누가 뭐라 하면 외려 성을 낸다. 딱 끊어서 잘라내라. 과단성 있게 고쳐라. 허물을 딛고 일어서라.
* *
처사 處事 ; 대인접물의 바른 태도
네 가지 두려워할 일
백성을 다스리는 사람은 네 가지를 두려워함이 있다.
아래로 백성을 두려워하고, 위로는 대간臺諫을 두려워한다.
또 더 위로 조정을 두려워하고, 더 나아가 하늘을 두려워한다.
하지만 목민관이 두려워하는 것은 언제나 대관과 조정일 뿐, 백성과 하늘은 종종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러나 대간과 조정은 혹 가깝기도 하고 멀기도 하다.
먼 것은 천리나 되고, 더 먼 경우 수천 리에 이르기도 한다.
그 눈과 귀가 살피는 것이 간혹 두루 미치거나 상세할 수가 없는 것이다.
다만 백성과 하늘은 마당 앞에서 이를 보고, 마음으로 임하며, 팔꿈치와 겨드랑이로 이를 거느리고, 호흡을 함께 한다.
그 밀접하고 가까운 것이 잠시라도 떨어질 수 없음이 이 같은 것이 없다.
무릇 도를 아는 자라면 어찌 두려워하지 않겠는가?
「부령도호부사로 부임하는 이종영을 전송하는 서〔送富寧都護李赴任序〕」
- 茶山詩文集 第12卷 (序) -
牧民者有四畏. 下畏民, 上畏臺省. 又上而畏朝廷, 又上而畏天. 然牧之所畏, 恒在乎臺省朝廷, 而民與天, 有時乎勿畏. 然臺省朝廷, 或邇或遠, 遠者千里, 其彌遠者數千里. 其耳目所察, 或不能周詳. 惟民與天, 瞻之在庭, 臨之在心, 領之在肘腋, 與之在呼吸, 其密邇而不能須臾離, 莫此若. 凡知道者, 曷不畏矣.
목민자유사외. 하외민, 상외대성. 우상이외조정, 우상이외천. 연목지소외, 항재호대성조정, 이민여천, 유시호물외. 연대성조정, 혹이혹원, 원자천리, 기이원자수천리. 기이목소찰, 혹불능주상. 유민여천, 첨지재정, 임지재심, 영지재주액, 여지재호흡, 기밀이이불능수유리, 막차약. 범지도자, 갈불외의.
관리들은 자신의 인사고과를 맡은 대관이나 조정 대신만을 두려워해서 행여 그들의 눈 밖에 날까 노심초사한다.
미쁘게 보이려고 애를 쓰고, 좋은 소리를 들으려고 못하는 짓이 없다.
그러나 정작 섬겨야 할 백성 앞에서 거들먹거리고, 저 높은 하늘의 목소리는 외면한다.
내가 떳떳하면 대관이나 조정이야 무서울 것이 없다.
하지만 백성과 하늘 앞에 떳떳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내가 과연 무엇을 두려워해야 할까?
* *
거처를 정하는 법
내가 거처를 정하는 이치를 논해보겠다. 마땅히 먼저 물과 땔거리를 살펴야 한다.
그 다음은 오곡이다. 풍속은 그 다음이다. 그 다음은 산천의 빼어남을 본다.
먹을 물과 땔감이 멀리 있으면 사람의 힘이 빠진다. 오곡이 갖춰지지 않으면 흉년이 잦다.
풍속이 문文을 숭상하면 말이 많게 마련이다. 무武를 숭상하면 걸핏하면 싸운다.
이끗을 숭상하면 백성들이 잘 속이고 각박하다. 한갓 힘만 쓰면 고루하고 사납다.
산세가 험하고 물이 탁하면 인물이 빼어난 자가 적고 뜻이 맑지 않다. 이것이 그 대강이다.
「택리지발문〔跋擇里志〕」 - 茶山詩文集 第14卷 (跋) -
余論生居之理. 宜先視水火, 其次五穀. 其次風俗, 其次山川之勝. 水火遠則人力詘, 五穀不備, 則凶年數. 俗尙文則多言, 尙武則多鬪. 尙利則民詐薄, 徒力作則孤陋而獷. 山川濁惡, 則民物寡秀拔, 而志不淸. 此其大端也.
여론생거지리. 의선시수화, 기차오곡. 기차풍속, 기차산천지승. 수화원즉인력굴, 오곡불비, 즉흉년수. 속상문즉다언, 상무즉다투. 상리즉민사박, 도력작즉고루이광. 산천탁오, 즉민물과수발, 이지불청. 차기대단야.
사는 곳은 어떻게 정해야 옳을까? 마실 물이 풍족하고 땔감이 넉넉해야 한다.
그러자면 산자락을 끼고 포근히 들어앉은 마을이라야겠다.
오곡이 고루 나서 먹거리에 부족함이 없어야 한다.
산자락 앞으로는 꽤 넓은 들이 있어야겠구나. 다음은 풍속을 살필 차례다.
말 많은 동네도 싫고, 걸핏하면 싸움박질이나 하는 마을도 질색이다.
이끗만 따지는 동네에서는 남 속이기 좋아하고 인심이 각박하니 그것도 고약하다.
힘만 믿고 날뛰면 성질이 거칠다.
그러니 내세울 것 없이 마음씨 착한 사람들이 오순도순 모여 사는 마을이라야겠다.
냇물이 탁하고, 산세가 가파른 곳은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마음도 탁하고 걍팍하게 만든다.
이런 곳은 어쨌거나 피해야 한다.
산자락에 안겨 너른 들이 앞에 있고, 풍속은 순후하며 산천은 맑고도 깨끗한 곳,
이런 곳은 어디에 있나.
* *
경제 經濟 ; 경국제세와 경세치용
중국은 없다
장성의 남쪽과 오령五嶺의 북쪽에 있는 나라를 중국이라 한다.
요하의 동쪽에 있는 나라는 동국東國이라 부른다.
동국 사람으로 중국에 노니는 것을 사람들은 감탄하고 뽐내며 부러워하지 않는 이가 없다.
내가 볼 때 이른바 중국이란 것이 어째서 ‘가운데’ 인지 그 까닭을 모르겠다.
이른바 동국이란 것도 왜 동쪽이 되는지 알 수 없다. 대저 해가 정수리 위에 있는 것이 정오다.
정오에서 해가 뜨고 지는 시간 사이의 거리가 꼭 같다면 내가 선 곳이 동서의 가운데임을 알게 된다.
북극은 몇 도 쯤 지면에서 높이 솟았고, 남극은 몇 도 가량 지면에서 낮게 들어갔다.
다만 전체의 절반을 얻는다면 내가 서있는 곳이 남북의 가운데임을 알게 된다.
대저 이미 동서남북의 가운데를 얻었다면 어디를 가든 중국 아님이 없거늘, 어찌 이른바 동국으로 본단 말인가?
대저 어디를 가도 중국이 아님이 없을진데, 어찌 이른바 중국으로 본단 말인가?
「사신으로 연경에 가는 교리 한치응을 전송하는 서〔送韓校理使燕序〕」
- 茶山詩文集 第13卷 (序) -
國於長城之南五嶺之北, 謂之中國. 而國於遼河之東, 謂之東國. 東國之人而游乎中國者, 人莫不歎詑歆豔. 以余觀之, 其所謂中國者, 吾不知其爲中. 而所謂東國者, 吾不知其爲東也. 夫以日在頂上爲午, 而午之距日出入, 其時刻同焉, 則知吾所立得東西之中矣. 北極出地高若干度, 而南極入地低若干度. 唯得全之半焉, 則知吾所立, 得南北之中矣. 夫旣得東西南北之中, 則無所往而非中國. 烏覩所謂東國哉! 夫旣無所往而非中國, 烏覩所謂中國哉!
국어장성지남오령지북, 위지중국. 이국어요하지동, 위지동국. 동국지인이유호중국자, 인막불탄이흠염. 이여관지, 기소위중국자, 오부지기위중. 이소위동국자, 오부지기위동야. 부이일재정상위오, 이오지거일출입, 기시각동언, 즉지오소립득동서지중의. 북극출지고약간도, 이남극입지저약간도. 유득전지반언, 즉지오소립, 득남북지중의. 부기득동서남북지중, 즉무소왕이비중국. 오도소위동국재! 부기무소왕이비중국, 오도소위중국재!
동국東國이란 말처럼 우스운 말이 없다. 해동海東을 무슨 자랑스런 호칭으로 아는 것도 민망하다.
동쪽에 있는 나라라니, 중국을 세계의 중심에 놓고 볼 때만 성립되는 표현이다.
지금 내가 서있는 이곳이 바로 세계의 중심이다.
내 스스로 가운데임을 자각할 때, 중국도 없고 동국도 없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언제나 동쪽에 있는 주변국일 뿐이다. 방위는 늘 상대적이다.
우리의 서해는 중국의 동해다. 우리의 동해는 일본의 북해다.
동해가 맞느냐 일본해가 맞느냐는 아무리 싸워도 결론이 날 수가 없다.
각자의 관점만 고집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툭 터진 생각을 가져야 한다.
그것은 동서의 판단에 앞서 중앙의 좌표를 정립하는 데서 출발한다.
중심이 우뚝 서야 비로소 방위를 말할 수가 있다.
가운데를 고정불변의 어떤 지점으로 생각하는 것은 위험하다.
*
한문 원문 문장의 끊어읽기 방법은 책 지은이의 방법 그대로 옮겼음.
『다산어록청상』 2009년 5월 4일 1판 7쇄 발행본.
초록抄錄하고, 지은이 정 민. 펴낸 곳 도서출판 푸르메.
다산茶山선생의 많은 글들은 조선시대 후기 실학사상과 사회상을 파악할 수 있는 방대한 다산연구의 핵심 자료들이다.
이 소중한 글들도 모두 '한국고전 종합DB' 사이트에 방문하면 다 공짜로 읽어 볼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
얼마나 좋은 세상이 되었는지 정말 꿈같은 세상이다. 나만 그런가?
'한국고전 종합DB' 茶山 사이트 바로가기
경세유표(經世遺表) https://db.itkc.or.kr/dir/item?itemId=BT#/dir/node?dataId=ITKC_BT_1287A
다산시문집(茶山詩文集) https://db.itkc.or.kr/dir/item?itemId=BT#/dir/node?dataId=ITKC_BT_1260A
목민심서(牧民心書) https://db.itkc.or.kr/dir/item?itemId=BT#/dir/node?dataId=ITKC_BT_1288A
